치매와 치아의 연관

 

일본은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관련 질병산업이 많이 발달하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치매로 유명한 하세가와 요시아라는 일본 치매전문의가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사람의 진료실에는 치과클리닉이 함께 배치되어 있습니다. 20만 명 이상의 치매환자를 진료한 그는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치아부터 관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고령자가 방문하는 모든 의료기관에 치과의사 또는 치위생사가 상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합니다. 뇌와 치아가 어떤 관계가 있기에 이렇게 말하는 걸까요?

 

 

치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치아는 치조골이라는 뼈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치아와 치조골 사이에는 일종의 스피링 조직역할을 하는 인대가 존재합니다. 이것을 치주인대라고 합니다. 씹을 때마다 치아는 미세하게 흔들리면서 치주인대에 압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치주인대에 있는 혈관이 압축펌프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혈액을 뇌로 보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씹는 행위는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화를 돕는 역할을 넘어 뇌에 혈액을 공급하고 기능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팀은 65세 이상 3,018명을 대상으로 저작기능을 분석하였습니다. 결과는 음식을 씹기 어려운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노쇠 비율이 2.68배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추가로 치주질환이 있을 시 음식을 씹는 어려움이 1.29배 증가하였고, 건강한 영구치가 1개 감소할수록 저작 기능이 3%씩 감소한다고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저작 활동이 당뇨환자의 혈당 수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과학저널 '플로스 원(2023)에서 저작 활동과 혈당 간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그 결과 치아 교합상태가 양호해 저작운동을 가장 잘한 그룹의 혈당 수치가 다른 그룹 대비해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치주질환 환자수는 1,627만 명입니다. 국민 3명 중 1명이 치주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치주질환은 40세 이후에 급증하였습니다. 이유는 노화로 인한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젊을 때는 잇몸에 가벼운 염증이 생겨도 면역력이 좋아 금세 호전됩니다. 반면 나이를 먹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회복속도가 세균증식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치주염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젊을 때와 같이 치아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치아관리 방법이 필요합니다. 

 

1. 올바른 칫솔질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양치법은 횡마법과 회전법입니다. 횡마법은 치아 표면에 칫솔을 수직으로 대고 옆으로 닦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는 힘 조절을 잘못하면 치경부 마모증을 유발하여 중년 이후부터는 권장하지 않는 양치법입니다. 회전법은 손목을 돌리며 칫솔모로 치아와 잇몸 표면을 쓸어내리는 방법을 말합니다.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이지만 잇몸이 헐거운 사람에게 권장하지 않는 양치법 입니다. 중년 이후는 바스법을 추천합니다. 쉽게 말해 잇몸을 마사지하면서 양치하는 방법입니다. 칫솔모를 잇몸 선에 댄 후 손을 떨 듯 가볍게 진동하여하는 방법입니다. 

 

 최근 대한구강보건협회에서는 바스법과 회전법을 합쳐 표준잇몸양치법을 보급하였습니다. 이는 칫솔모를 잇몸 선에 45도로 위치하고, 5~10회 미세한 진동으로 진행합니다. 그 후 손목을 돌리며 칫솔모를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리며 양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0,1,2,3법칙"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잇몸 자극 없이, 식후 1분 이내에, 한 번에 2분 이상, 하루에 3번 이상 양치하는 것입니다. 

 

2. 구강 보조용품 사용

칫솔질은 치태의 60%만 제거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년 이후에는 치실, 치간칫솔을 반드시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실과 치간칫솔을 둘 다 추천하지만 둘 중 하나만 고른다면 치실보다 치간칫솔 사용을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치실은 치간칫솔보다 정교하게 사용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치간칫솔은 크게 I형과 L형으로 나뉩니다. 치아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하면 편리합니다. I형은 손잡이와 솔 끝까지 일직선으로 되어있어 앞니 사이 치태 제거에 편리합니다. L형은 손잡이와 솔 끝이 구부러져 있어 어금니 사용에 편리합니다. 

 

그 외 어금니 칫솔이 있습니다. 칫솔의 헤드가 매우 작은 형태의 칫솔입니다. 맨 뒤쪽 어금니, 앞니를 닦을 때 좋습니다.

 

 

3. 치과는 예방목적

치아를 아무리 꼼꼼하게 닦는다고 해도 치열, 습관등에 의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뇌 노화를 늦추고 싶다면 치과에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상태를 검진받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 의사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정기적 치과 진료 및 치태제거를 한 사람은 하지 않은 사람 대비 28세까지는 의료비가 많이 들지만, 49세 이후에는 의료비가 적게 든다고 합니다. 즉, 자주 예방치료를 위해 치과를 방문하는 것이 의료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치아를 건강히 유지하는 것은 결국 삶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과 연결됩니다. 올바른 치아관리습관으로 내 건강도 유지하고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도 지키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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